커리어
- 회사에서는 날 키워주지도 않고, 열심히 한만큼 보상해주지도 않고, 회사 내 나의 포지션도 입지가 별로다.
- 따르고 싶은 선배도 없을 뿐더러 오히려 무능력하기까지 하다.
- 여러번 문제제기를 했으나 개선 의지 없고, 회사의 비즈니스 자체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 출근할 때마다 무기력하다. 퇴근할 때마다 좌절스럽다.
인생
- 인생 전반에 있어서도 무엇을 추구해야하나, 어떤 삶을 살고 싶나 고민이다.
- 돈 자체가 중요한 것 같진 않다. 하지만 돈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재화를 교환받기 위해 세상에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있느냐가 만족감에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든다.
- 나는 지금 도대체 뭘 추구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이직처를 정하는 데에도 고민이 너무 많다.
관계
- 인간관계가 점점 좁아진다.
- 내면에 인생에 대한 고민으로 꽉차있어서, 스스로를 돌보는데 꽉차있어서 굳이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게 된다. 다 피곤하다.
- 근데 문제는 그런 상황이 싫다. 사람들을 만나는게 자연스럽고, 사람들로부터의 에너지도 적절히 받을 수 있는 상황이어야 내가 정말 풍부하게 건강할 수 있는데, 지금 상태는 그런 외부의 네트워크가 나에게 다 피로감으로 다가온다. 그리하여 오래간만에 연락온 지인들에게도 답장 안하거나 일주일 뒤? 이렇게 늦게 답장하게 되고 진짜 개판치고 있다.
- 그렇게 멀어지는 관계들을 보면 속상하지만, 또 그런 관계를 지키고자 하는 의욕은 생기지 않는다.
건강
- 스트레스 받고 너무 생각을 많이 해서 항상 목이 머리가 뻐근하다.
- 중고등학생 때부터 책상에 웅크린 자세로 공부하던 세월, 그리고 컨설팅펌 다닐 때 매일 14시간을 노트북과 씨름하던 세월이 쌓여 목 어깨 팔 두피 근육이 완전 뭉치고 유착된 것 같다. 마사지를 받아도 받아도 항상 금방 뻐근해진다.
- 요즘 점점 심해진다. 그래도 마사지 받으면 일주일~한달은 괜찮았는데, 요즘은 한시간에 한번씩 목을 돌리지 않으면 안될정도로 너무 힘들고 피가 안통하는 느낌이다.
다이어트
- 건강하게 다이어트 잘 했는데, 이따금 폭식을 하곤 한다.
- 문제는 스트레스 받으면 특히 폭식이 트리거 되고, 회사 일로 점점 폭식하는 빈도가 잦다.
- 폭식하고 나면 일단 살이 찌고 더부룩하고 갈비뼈가 늘어나는 느낌이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자괴감들어서 너무나 힘들다.
- 무엇보다 이 패턴을 멈추려면 회사에서 최대한 스트레스 받지 않거나 해소를 잘 해야하는데, 그게 안되고 점점 내 의지로는 조절하기 어려워져서 이런 상황을 야기하는 회사에 분노가 치밀어오른다. 많이 먹더라도 내가 충분히 음미하면서 맛있게 먹는것이 아니라 혼자서, 삶이 너무 고달파서 그나마 음식에서 위안을 찾으려 하는 지금 상황이 너무 짜증난다.
가족
- 가족 안에서의 애정 결핍감도 나에게 큰 아픔이다. 3자매에서 둘째로써 언니와 동생에게 알게모르게 피해의식이 있는데 요즘 동생이 너무 짜증나게한다.
- 최근에는 동생이 취준을 하고 취업을 하면서 나에게 도움받을 일이 있었다. 그런데 너무 당연하게 그 도움들을 받아먹는 모습이 너무 괘씸하고 짜증난다.
- 걔 생일선물로 때 퍼스널컬러 진단도 하게 해주고, 향수 좋아하니까 커스텀 향수 제작 클래스도 신청해주고, 아무리 내가 돈을 벌고 있다지만 적지 않은 금액이라 나 스스로에게 잘 쓰지 못하는 금액인데, 그런 것들을 받아먹고도 나에게 작은 생일선물 하나 해준적 없다. 가족 다같이 놀러가면 혼자 셀카찍기 바쁘고 식사 장소, 다음 장소 챙기는 건 관심 없다. 그게 너무 괘씸하다.
- 요 며칠 전에는 취업해서 첫출근하는 본사 위치가 우리집에 더 가까워서 우리집에서 자겠다고 하더니, 당일까지도 몇시에, 어떻게 방문하겠다고 미리 말해두지도 않더라. 내가 집에 대기타고 있다가 지 도착하면 열어줄거라고 생각한건가?
- 또 내가 예전에 빌려줬던 자켓을 들고 와서는 이거 자기한테 팔 생각 없냐며 물어보는데, 아니 다음날 출근할 사람이 당장 그 자켓 없으면 입을 것도 없으면서 무턱대고 팔 생각 없냐고 물어보는 건 무슨 예의인지 모르겠다. 내가 안된다고 하면 어쩔건지? 당연히 된다고 생각한건지? 미리 허락을 구하고, 만약에 내가 안된다고 하면 다른 자켓을 구해오던가 그렇게 했어야지 당일날 그렇게 물어보는건 무슨 싸가지인지 모르겠다.
- 와서는 잠옷을 빌려달라지 않나 로션을 빌려달라지 않나 고데기 빌려달라고 하지 않나. 나도 출근준비해야하고 나도 힘든데 왜 그런 것들을 “당연히” 내가 제공해줄거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암튼 괘씸하고 짜증난다. 그냥 부모님 빽 믿고 나대는 것 같다. 부모님은 걔 첫 출근한다고 서울까지 오셔서 집도 구해주시고 집도 같이 정리해주시고 옷도 봐주시고 하시던데.. 나 첫 출근할 때는 안해줬으면서 물론 바라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억울하다.
위의 것들에 대해서 짜증나고 화나고 힘들고 억울하고 답답하고 속상할 때마다 항상 버티면서 살고 있었다.
어차피 속상해봤자 상황은 달라지지 않으니 문제를 해결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거 아닌가?
그리고 또 힘들긴 하지만, 내가 갖고 있는 것도 많으니까 그걸 느끼면서 감사하며 살아야지. 돈 걱정 없고, 직장 잘 다니고 있고, 아직 어리고, 가족 걱정 없고, 심각한 장애가 있는 것도 아니고, 똑똑하고, 경력 좋고, 이렇게 갖은게 많으니까 불평하지 말고 감사하며 살아야지.
그러고 꾹 참고, 내 선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살아냈다.
근데 버텨도 버텨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서 너무나도 속상하다.
컨설팅펌을 퇴사하던 시점에 나는 완전히 번아웃되어 삶을 살아갈 의욕이 전혀 상실했었다.
일해서 행복하지도 뿌듯하지도 않은데 돈 벌어 뭐하나 싶고 다들 그냥 돈 벌어 적당히 결혼해서 적당히 살아가는 것이 인생인가 싶고, 그런 인생 뭐가 의미있나 싶고 전혀 기대되지도 않고 굳이 힘들게 살아내고 싶지도 않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도 의미있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즐겁지 않고 사람들과의 대화는 시시했고 구태어 집 밖을 나가 산책하는 건 귀찮았고 나를 돌볼 이유가 없었고 잘살아낼 이유가 없었다.
암튼 최악이었다.
그 시기를 이겨내면서 나는 더이상 버티면서 살지 말자고 다짐했었다.
날 충분히 돌보면서, 하고 싶은거 하면서, 충분히 행복해하자고 다짐했다.
그런데 나는 또다시 버티면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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